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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15] cheetah & gazelle

작성자 : 관리자

(2022-10-01)

조회수 : 1845

 

치타(cheetah)는 땅 위에서 가장 빨리 달리는 동물이다(110~120㎞/hr). 그래서 사냥 성공률(40~50%)도 사자나 표범(20~30%)에 비해 월등히 높다.

가젤(gazelle)은 몸집이 작고 워낙 속도가 빨라 다른 동물들이 잘 사냥하지 못한다. 치타는 이러한 가젤(즉, 틈새시장)을 주목했고, 오랜 기간에 걸쳐 피나게 노력한 결과, 가젤사냥에 적합하도록 신체구조를 진화시켰다.

오로지 스피드를 위해 폐도 넓히고, 간, 동맥, 심장도 확대했으며, 다리와 등뼈는 가늘고 길게 바꾸었고, 턱과 이빨의 크기, 그리고 몸무게도 줄였다. 이런 '전문화'를 통해 치타는 '바람의 파이터'가 된 것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치타는 바로 이것 때문에 멸종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최근 환경변화로 인해 가젤의 수가 줄고, 먹이 다툼이 치열해져 왜소한 체격의 치타는 멸종위기에 처했다.

대나무 잎으로 먹이를 특화한 중국의 판다곰이 개발로 인한 대나무 숲이 줄어들면서 멸종 위기에 처한 것과 비슷하다.

물론 전문화는 필요하다.
선택과 집중은 자연의 삶의 방식이다.

그러나 진정한 전문화란 한 우물을 파되, 세상의 변화를 읽고 그 변화에 맞춰 우물을 파는 것이다. '우물을 깊이 파려면 넓게 파라'는 말이 있다. 빨리 팔 욕심에 좁게 파면 시원한 물은커녕 얼마 가지 못해서 삽이나 곡괭이를 사용할 수 없을 만큼 비좁아지고 결국 자신이 판 구덩이에 갇히게 된다.

빨리 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제대로 된 방향으로 달리는 것이다. 엉뚱한 방향으로 달리면 달릴수록 돌아오는 길은 멀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