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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21 당신과 나는 들꽃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작성자 : 이철환

(2022-09-27)

조회수 : 1605

당신과 나는 들꽃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이철환/ 못난이 만두 이야기 중에서

사랑하는 당신, 당신은 김밥을 좋아 하시는지요?
나는 김밥을 좋아 합니다.
사람들이 김밥을 좋아하는건,
사람들의 가슴속에 소풍이라는
아름다운 추억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김밥을 만들 때 김밥 속에는 여러가지 재료가 들어갑니다.
치자색 단무지와 계란, 분홍색 햄,
초록색 시금치나 오이, 주황색 당근...
형형 색색의 여러가지 재료가 들어가 김밥 속은 앞마당의 꽃밭처럼 화려합니다.

그런데 말이죠. 김밥속이 화려해지면 화려해질수록 김밥은 빨리 상해 버린다라고 합니다.
신기하게도, 사람사는 것도 꼭 김밥 속 같습니다.
삶이 화려해질수록, 그 사람의 영혼도 빨리 상해 버리니까요.
화려해지고 높은 곳에 오를수록 사람들은 낮아질까봐 초라해질까봐 늘 불안해하니까요.

당신과 나는 항상 최고가 되겠다고 생각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모든 사람들에게 박수만 받겠다고 생각하지도 말고요.
꿈이 너무 많은 사람은 행복 해질 수 없으니까요.
불 하나를 켜면 별 하나가 멀어지니까요.
꿈 때문에 당신이 너무 아파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을 위해 나도 조용히 불을 끄겠습니다.
당신과 나는 들꽃 같은 사람 되면 좋겠습니다.

꽃을 피워야만 사랑받는 장미도 되지말고,
언제 꺽일지 몰라 불안해 하는 백합도 되지말고 ,
있는 듯 없는 듯 소리없이 피고 지는 들꽃 같은 사람 되면 좋겠습니다.
불어오는 바람에도 아름답게 흔들릴 줄 아는 들꽃.
아무 곳에나 피어나지만, 아무렇게나 살아가지 않는 그런 들꽃 말입니다..

당신은 어떤 꽃이 되고 싶은지요. 당신 가슴속 앓이 앓이가 꽃이 될거라 믿겠습니다.

당신과 나 , 강물 보다 짧은 인생길 걸어가고 있습니다..
눈비 뿌리는 날에도 ,당신이 따순 밥처럼 살아가면 좋겟습니다.
사랑하는 당신, 나 당신 곁에 늘 머물겠습니다.
가슴으로, 눈빛으로, 소리없이, 환하게.